도메인에 익숙해지고 혼자서 시스템 기능 개선, 유지 보수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붙었다. 그래도 누군가가 물어보면 자신 있게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그리고 비즈니스 기능 구현에 있어서도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되는지, 그 동안의 컨텍스트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도메인과 환경이 바뀌면 나는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작성한 코드가 빌드되고 빌드 된 파일이 어떻게 서비스 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대략적으로 얇게 알고 있었던 지식을 탄탄히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이 3년차에는 이것저것 까보는 일을 많이 했다. 왜 사내 레포지토리를 쓰고 있는지, 도커 이미지는 어디로 가는지, 도커 이미지 베이스는 누가 만든 건지, 도커가 어떻게 서빙되고 있는지, nginx는 앞 단에서 무얼 하는지, 메트릭과 로그는 어떻게 쌓이는지 등을 하나씩 찾아봤다. 이미 1-2년차에 했어야 할 일일수도 있지만, 늦게나마 내가 뭘 하는지 알아냈다.
어느 순간부터 쿠팡 조직 내의 플랫폼 팀이 흐지부지 되었고 코드 컨벤션, 소나큐브 등이 없어져 갔다. 팀 내에서도 컨벤션은 으레 가끔 신경쓰는 정도였다. 리팩토링과 이펙티브 자바를 읽은 내가 무색하게 전형 발전이 없어 보였다. 나름 개발 문화를 지키고자 컨벤션 지키기, 안티 패턴 지양하기 등의 명목으로 많이 공유했다. 하지만 그 잠시 동안의 공감만 받을 뿐, 진전이 없어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