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 8년차

어느덧 개발자로서 8년차다. 사실 아직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발자로 생각한다. 7년 넘게 같은 회사, 팀, 자리에서 겪었던 업무와 기술이 그저 빙산의 일각인 것을 몸소 깨닫고 보니 더욱 더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도 다행인건 첫 이직이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고 가져다 주고 있다. 2024년의 가장 큰 이벤트는 이직이다. 이직 전후의 나의 개발 커리어와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번 이직을 겪으면서 이전에 가졌던 수 많은 고민과 걱정을 다시 바라보았다. 과연 내가 업무를 통해서 얻고 있는게 무엇인가. 언제부턴가 업무를 통한 성취를 느끼지 못하면서 내적 동기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직 후, 크게 두 개의 작업을 진행하고 결과를 통해 성취를 느끼고 있다. 외적 동기로의 변함 없지만 적어도 내적 동기의 변화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 있다. 성취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작업한 내용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결과만 좋았다기보다는 새로운 업무 문화에 내가 적응하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었기 때문이다. 이직을 통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새로운 회사, 사람, 문화가 바뀌면서 혼돈을 겪고 그 혼돈 속으로 들어가서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니다. 아직 적응해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일을 대하는 자세다. 부끄럽지만 이전에는 그저 수동적인 자세를 가졌다. 비즈니스 팀, PO, 그리고 다른 팀원이 가져온 일들을 그냥 받아들였다. 그때의 비즈니스와 프라덕트(시스템)가 어떤 상태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하는지 고민하지 않았다. 아니 변명을 조금하자면 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과거의 부끄럼은 이제 그만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일을 대하는 자세를 생각해보자. 프라덕트 자체에서 들어오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이미 구축한 프라덕트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이 더 많은 상황이다. 미래에는 조금 달라질 것으로 듣긴 했지만 현재는 그렇다. 그래서 모든 해야할 일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이 작업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어색하고 어렵다. 누군가가 떠먹여 주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스스로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그러한 일들을 팀원과 공유는 하지만 전적으로 내가 리드해야한다. 그리고 일을 해결해나가는 것도 다르다. 이전에 문제가 주어지면 세부 문제로 나누고, 각각 세부 문제에서 진행해야하는 아이템들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서로 협의를 하는 과정이 있었다. 반대로 여기는 이 과정이 내 스스로 진행하고 검증해야한다. 논의 끝에 나온 아이템들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정한 아이템들을 처리한다. 수습 기간에 주어진 프로젝트와 그 이후의 개선 작업을 통해 확실히 다른 것을 몸소 느꼈다. 막막했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마음도 생겨났다. 누군가가 해주겠지라는 마음이 앞섰다면 이제는 누군가가 해줄 수는 있는데 내가 먼저 얘기해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이다. 지금에서야 확실한 것은 변화와 같이 나도 변하고 있고 좋은 역량을 가지도록 성장하고 있다.